이달 초 경남 창원의 한 식당 여주인이 남자 손님에게 살해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.
당시에는 우발 범행으로 알려졌었는데, 취재해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.
10년 전부터 따라다닌 남성의 스토킹 범죄였습니다.
사건의 내막은 숨진 피해 여성의 휴대전화에 남아있었습니다.
박선영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.
[리포트]
식당 여주인이 남성을 밀치며 가게 밖으로 쫓아냅니다.
신고를 받은 경찰관도 현장에 도착합니다.
음식점 여주인인 50대 김모 씨가 숨지기 10시간 전 모습이 담긴 영상입니다.
영상 속 남성은 다음날 집에서 나오는 김 씨에게 흉기를 휘둘렀습니다.
[박선영 기자]
"피해자를 따라 나온 남성은 이곳에서 차에 타려는 피해자를 밀어 넘어뜨린 뒤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."
음식점 주인이 다른 손님과 달리 자신만 무시했다며 범행 이유를 진술한 40대 하모 씨.
그런데 사건의 내막을 짐작할만한 또 다른 진술이 나왔습니다.
[경찰 관계자]
"10년 전부터 단골손님이었고 그때부터 이제 같이 다니다 보니까 (피해자에게) 호감을 가졌죠."
음식점 주인에게 마음을 고백했지만 거절당한 하 씨가 홀대까지 받자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.
범행 전 수시로 식당에 찾아온 하 씨의 행동은 집착 수준이었다는 게 인근 주민들의 설명입니다.
[피해자 지인]
"매일. 언니가 가라고 하면 발끈해서 욕하고. 이튿날 또 오고. 언니가 너무 힘들어하고 고통스러워 했습니다. 완전히 미칠 정도로."
숨진 음식점 주인의 휴대전화입니다.
석 달 치 통화 목록을 보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한 사람에게서 100통 가까운 전화가 걸려왔습니다.
하 씨의 발신 기록입니다.
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고통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습니다.
[유가족]
"억장이 무너지죠. 그렇게 연락을 사실은 괴롭히는 거니까."
사건 전 음식점 주인은 이웃에 사는 하 씨 가족들을 찾아가 스토킹을 멈춰달라고 요청했다고 유가족은 설명합니다.
[유가족]
"(피의자) 형이라든지 어머니한테 말씀을 계속 드렸다고…이런 식으로 괴롭힘을 당한다.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"
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하 씨의 재판은 다음 달 11일 열립니다.
채널A 뉴스 박선영입니다.
tebah@donga.com
영상취재: 김덕룡
영상편집: 이태희